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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방칼 종류와 숫돌 고르는 기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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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방칼 종류와 숫돌 고르는 기준
사진: Teemu Matias / Pexels

칼 세트 10종을 사 놓고 실제로 쓰는 건 두 자루라는 집이 많습니다. 식도 하나, 과도 하나. 나머지는 서랍 뒤쪽에 들어가 있습니다.

그래서 칼을 고를 때 먼저 정해야 하는 건 몇 자루를 살지가 아니라, 손에 익을 한 자루를 어떻게 정하고 어떻게 날을 유지할지입니다.

집에서 실제로 쓰는 건 두세 자루

  • 식도(20cm 안팎) — 채소, 고기, 생선까지 대부분
  • 과도 — 과일, 마늘 다듬기, 자잘한 손질
  • (선택) 빵칼 — 톱날. 빵이나 케이크를 자주 자른다면

빵을 거의 안 자르면 빵칼도 필요 없습니다. 세트 가격만큼을 잘 드는 식도 하나와 숫돌에 쓰면, 자루 수는 줄어들고 요리는 편해집니다.

여기서 한 가지 오해를 짚어야 합니다. 날이 날카로운 칼이 위험하다는 생각인데, 실제로는 반대에 가깝습니다. 무딘 칼은 힘을 줘야 잘립니다. 그 힘이 실린 상태로 날이 재료 표면에서 미끄러지면 손으로 갑니다. 날이 선 칼은 애초에 힘을 줄 필요가 없습니다.

소재별 성격

소재드는 정도관리
스테인리스좋음녹이 잘 안 슴, 무난
탄소강매우 좋음녹이 잘 슴, 바로 닦아 말려야 함
세라믹좋고 오래감딱딱한 것에 부딪히면 이가 나감

탄소강이 잘 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는 경우가 있는데, 전제가 하나 붙습니다. 쓰고 바로 닦아서 말린다는 전제입니다. 설거지를 몰아서 하는 집이라면 그 전제가 안 지켜지고, 며칠 만에 녹 자국이 생깁니다. 관리에 시간을 많이 못 쓰는 상황이면 스테인리스가 현실적인 선택입니다.

세라믹은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. 날은 오래 가는데, 뼈나 냉동된 것처럼 딱딱한 데 부딪히면 무뎌지는 게 아니라 날이 깨집니다. 메인 칼로 쓰기보다 용도를 정해 두고 쓰는 쪽이 맞습니다. 표면이 한 번 상하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은 프라이팬 코팅도 비슷해서, 용도를 미리 나눠 두면 쓰는 기간이 꽤 달라집니다.

숫돌 번수, 숫자가 작을수록 거칠다

제품 설명에 ‘400방’, ‘1000방’처럼 적힌 숫자는 입자의 거칠기입니다. 숫자가 작을수록 거칩니다.

  • 400~600방 — 이가 나갔거나 아주 무딘 칼을 되살릴 때
  • 1000방 — 평소 날을 세울 때. 집에서는 이것 하나로 시작해도 됩니다
  • 3000방 이상 — 마무리로 더 매끄럽게

양면 숫돌을 사면 번수 두 개를 한 번에 갖게 되지만, 처음에는 1000방 한 면만 쓰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. 개인적으로는 숫돌을 처음 산다면 양면 제품보다 1000방 한 장으로 시작하는 쪽이 낫다고 봅니다.

가는 순서는 이렇습니다.

  1. 숫돌을 물에 10~15분 담가둡니다(제품 안내에 따라 다릅니다)
  2. 칼날을 숫돌에 15도 정도로 눕힙니다. 동전 두 개 두께 정도입니다
  3. 각도를 유지한 채 앞뒤로 밀고 당깁니다
  4. 반대면도 같은 횟수만큼
  5. 날 끝에 미세한 거스러미가 걸리기 시작하면 마무리로 다듬습니다

어려운 건 3번입니다. 각도가 흔들리면 날 면이 둥글게 깎여서, 갈기 전보다 안 드는 칼이 됩니다. 처음에는 아끼지 않는 칼로 몇 번 연습하는 게 낫습니다.

롤러형 칼갈이를 쓰면 이 과정이 몇 초로 끝납니다. 대신 날을 깎아내는 양이 많아 칼이 빨리 닳습니다. 아끼는 칼이라면 숫돌을 배우는 쪽, 저렴한 칼을 몇 년 쓰고 바꾸는 식이라면 기구도 합리적입니다.

갈 때가 됐는지 아는 법

  • 토마토 껍질이 미끄러지며 안 썰린다
  • 종이를 세워 잡고 그었을 때 잘리지 않고 찢어진다
  • 양파를 썰 때 누르는 힘이 들어간다
  • 날을 빛에 비췄을 때 날 끝에 선이 반짝인다

마지막 항목이 의외로 확실합니다. 날이 잘 선 칼은 날 끝이 빛을 반사할 면이 없어서 어둡게 보입니다. 반짝이는 선이 보인다면 날 끝이 닳아 면이 생긴 상태입니다.

종이 테스트가 가장 빠릅니다. A4 한 장을 세워 들고 위에서 아래로 그어 보면, 날이 선 칼은 스르륵 잘리고 무딘 칼은 종이를 밀어내며 찢습니다.

칼 수명은 쓰는 자리에서 갈린다

날을 망가뜨리는 건 대부분 썰 때가 아니라 그 전후입니다.

  • 도마 — 유리나 돌 도마는 날이 금방 무뎌집니다. 나무나 플라스틱을 쓰세요
  • 보관 — 서랍에 다른 물건과 같이 넣으면 부딪혀 이가 나갑니다. 칼꽂이나 자석 칼걸이가 낫습니다
  • 물기 — 젖은 채로 두면 스테인리스도 오래 두면 점녹이 생깁니다
  • 식기세척기 — 세제와 온도, 칼끼리 부딪힘이 한 번에 겹칩니다

도마 쪽은 생각보다 영향이 큽니다. 유리 도마는 위생적으로 보여서 쓰는 사람이 있는데, 칼날이 닿는 면이 칼보다 단단하면 매번 날이 조금씩 깎입니다. 그래서 칼을 바꾸기 전에 도마 소재부터 확인하는 기준을 한 번 짚어 두면, 새 칼이 무뎌지는 속도가 달라집니다.

잡았을 때의 느낌도 날만큼 중요하다

같은 소재라도 손에 안 맞으면 오래 못 씁니다.

  • 무게 중심 — 자루와 날이 만나는 지점 근처에 있으면 손목이 덜 피로합니다
  • 자루 재질 — 나무는 손에 잘 붙지만 물에 약하고, 합성수지는 관리가 쉽습니다
  • 일체형(통자루) — 날과 자루가 이어져 있어 틈에 물이 들어가지 않습니다
  • 날 두께 — 얇으면 잘 들지만 뼈나 언 재료에는 약합니다

온라인에서 사면 이 부분을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. 매장에서 잡아볼 수 있다면 실제로 쥐어 보는 게 좋고, 손이 작은 편이라면 자루가 굵은 칼은 몇 달 쓰다 손목이 아파서 손이 안 가게 됩니다.

굵기와 무게는 제품 사진으로 짐작하기 어려운 항목입니다. 날 길이와 자루 재질 정도는 상세페이지에 적혀 있지만, 무게 중심이 어디인지는 적혀 있지 않습니다.

👍 장점
  • 날이 선 칼은 힘을 거의 안 주고 썰리기 때문에 미끄러져 손이 가는 상황이 오히려 줄어든다
  • 두 자루만 관리하면 되니 갈아야 할 칼도, 말려서 꽂아둘 칼도 적다
  • 숫돌로 직접 갈 수 있으면 몇 년 쓴 칼도 다시 쓸 만해지고, 칼을 소모품처럼 교체하지 않아도 된다
  • 토마토나 종이로 날 상태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언제 갈아야 하는지 감을 잡기 쉽다
👎 단점·주의
  • 숫돌은 각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감이 필요해서, 처음 몇 번은 갈기 전보다 날이 못해질 수 있다
  • 탄소강은 잘 들지만 쓰고 바로 닦아 말리는 습관이 없으면 금방 녹이 온다
  • 롤러형 칼갈이는 간편한 대신 날을 깎아내는 양이 많아 칼 수명을 앞당긴다

자주 묻는 질문

세트로 파는 칼 10종은 쓸모가 없는 건가요?
쓸 데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, 가정에서는 그중 두세 자루만 손에 익고 나머지는 서랍에 남습니다. 같은 예산이라면 잘 드는 식도 하나와 숫돌에 쓰는 편이 체감이 큽니다.
숫돌 1000방 하나로 정말 충분한가요?
이가 나가지 않은 평상시 칼이라면 1000방 하나로 날을 세울 수 있습니다. 거친 번수는 날이 크게 상했을 때 필요한 것이고, 3000방 이상은 더 매끄럽게 만드는 마무리용입니다.
세라믹 칼은 안 갈아도 된다고 들었는데요.
오래 잘 든다는 말이 안 갈아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. 다만 세라믹은 딱딱한 것에 부딪히면 날이 이가 나가는 쪽으로 망가지기 때문에, 무뎌지는 것보다 깨지는 것을 더 조심해야 합니다.
칼을 갈고 나서 바로 쓰면 안 되나요?
갈고 난 날 끝에는 미세한 거스러미와 숫돌 가루가 남아 있습니다. 가볍게 다듬고 씻어 물기를 닦은 뒤 쓰는 게 좋습니다. 가루가 그대로 음식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.
식기세척기에 넣어도 되나요?
권하지 않습니다. 세제와 온도가 날을 무디게 하고 손잡이 접착부도 약해집니다. 칼끼리 부딪혀 이가 나가는 경우도 흔합니다.

참고 자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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